경성제국대학 식민사학 강제 교육 (1924~) — 조선의 뿌리를 지우기 위한 학문의 식민화
경성제국대학 식민사학 강제 교육 (1924~) — 조선의 뿌리를 지우기 위한 학문의 식민화
1. 서론 — 학교는 무기를 들지 않는다, 하지만 무기가 된다
학교는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다.
하지만 어떤 학교는
사람을 지배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1924년 일제가 설립한 경성제국대학은
조선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기관처럼 포장되었지만,
실제로는 조선의 지식인을 식민사관으로 세뇌하기 위한 핵심 기관이었다.
이 대학은 조선에서 유일하게 ‘제국대학’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특별한 지위의 교육기관이었지만,
그 특별함은 지배를 위한 도구로 기능했다.
2. 설립 배경 — 조선을 학문으로 지배하라
1910년 강제병합 이후,
일제는 단순한 군사적 점령을 넘어
문화·교육·학문적 지배를 추구했다.
1911년 보통학교령, 1915년 제2차 교육령 등을 통해
조선어 교육을 제한하고 일본어를 강제하던 흐름 속에서
1924년, 경성제국대학이 출범한다.
당시 조선 총독부는 이를
“조선인의 고등 교육 기회를 열어주는 개혁적 조치”라고 선전했지만,
실제로는 친일 엘리트 육성과 식민사관 내재화라는
지극히 전략적인 의도를 담고 있었다.
3. 식민사학 — 조선은 미개했고 일본은 문명을 전했다?
경성제국대학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운영된 학문은
바로 조선사, 동양사, 민족학, 인류학 등의 ‘역사 계열’ 학과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은 주장으로 일관되었다.
- 조선은 자주적인 왕국이 아니라 항상 중국에 종속된 국가였다.
- 조선인은 독립적 민족이 아닌 혼혈의 후손이며 민족성에 결함이 있다.
- 조선은 문자, 제도, 농경문화조차 일본의 영향을 받아 발전했다.
- 1910년 병합은 조선의 ‘자발적 병합’이며, 일본은 근대화를 선물했다.
이러한 교육은 조선인 학생들에게
“조선은 스스로 존재할 수 없는 나라”라는
근본적 열등의식을 주입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4. 교수진 구성 — 일본인 중심, 민족 부정의 전파자들
경성제국대학의 교수진은
초기에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되었고,
1930년대 중반 이후 조선인 교수도 등장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친일 성향이거나 발언권이 제한적이었다.
특히 역사학과, 문학과, 철학과 등 인문학 계열은
- 시라토리 구라키치
- 이마니시 류
- 쓰다 소키치
같은 일본의 저명한 ‘식민사학자’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조선사 자체를 부정하거나
조선을 ‘소아시아 문명과 일본 문명의 중간지대’ 정도로 규정하며
역사 왜곡을 체계화했다.
5. 조선인 학생들의 경험 — 배움인가, 세뇌인가
경성제국대학은
조선 청년들에게는 엘리트의 상징이었지만,
실제로는 정체성의 혼란과 고통을 안기는 공간이었다.
- 조선어 사용 금지
- 졸업 후 고위직 진출 제한
- 민족사 관련 연구 주제 제안 금지
- 조선 민속자료조차 ‘일본의 지배 아래서’만 다룰 수 있음
조선인 학생들은
스스로 조선을 ‘열등한 국가’로 배우며
그 지식을 그대로 다시 조선인 사회에 퍼뜨리는
지식의 총독부 역할을 떠맡게 된다.
일부는 저항했고, 일부는 무력했고,
또 일부는 적극적으로 동화되었다.
6. 연구 프로젝트 — 발굴과 학술조사, 그리고 지배
경성제국대학은 조선 전역의
- 고분, 고도, 유물, 토착 신앙
등에 대한 조사와 발굴을 시행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대체로
‘조선은 일본 고대문화의 지류’라는 식으로 왜곡되었고,
‘조선 고대국가는 자생적으로 발생한 적이 없음’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됐다.
고조선, 고구려, 백제, 신라의 유적지들도
‘일본 문화의 확장 기지’처럼 기록되었고,
이런 주장은 훗날까지 역사 왜곡의 뿌리로 남는다.
7. 이후의 영향 — 식민사학의 유산
경성제국대학은 1945년 해방 후
서울대학교의 전신이 되었지만,
그 안의 교수진, 학풍, 자료들은 대부분 그대로 계승되었다.
특히
- 조선사 연구자의 부족
- 학문 후속 세대의 양성 지체
- 식민사관 교과서의 지속적 유포
등은 해방 후 수십 년간
한국사 정립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1980년대 후반까지도
식민사관의 흔적은 교과서와 연구서에 남아 있었으며,
오늘날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역사 왜곡의 중심축으로 지목되고 있다.
8. 마무리 — 조용한 식민지, 가장 무서운 통치
총을 들지 않은 지배가 있다.
그것은 바로, 생각을 지배하는 통치다.
경성제국대학은
식민지 조선을 통치하는 데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그곳은 지식의 보고가 아니라,
지식의 감옥이었다.
우리는 단지 과거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함이 아니라,
생각을 빼앗기는 순간, 존재조차 부정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새기기 위해 이 사건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