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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근대사82

마지막 한 줄까지 진실로― 일제 ‘독립운동가 유서 변조 사건’과 조작, 그리고 복원 마지막 한 줄까지 진실로― 일제 ‘독립운동가 유서 변조 사건’과 조작, 그리고 복원“이 손 떨리는 밤, 나는 진실만을 남긴다”1930년대 경성 서대문형무소.차디찬 겨울밤,젊은 독립운동가 이준(가명)은좁고 어두운 감방 한쪽에 쪼그려 앉아가족과 동지,조국을 향한 마지막 유서를 남겼습니다.“어머니, 아버지,이 불효자를 용서해 주십시오.내 한 몸, 조선의 내일을 위해 바칩니다.동지들이여,내 죽음에 흔들리지 마시오.조국의 해방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떨리는 손끝에 맺힌땀과 눈물,그리고 마지막 희망.유서, 저항의 불씨이자 민중의 편지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유서는죽음 앞에서 남긴 가장 진솔한 기록이자가족과 동지,나아가 조선 민중 모두에게 보내는‘역사적 편지’였습니다.“나는 비록 이 감옥에서 생을 마치지만내 뜻은 후세.. 2025. 7. 28.
철길 위의 함성, 민중의 깃발― 전국 철도 노동자 파업, 그날의 조선 철길 위의 함성, 민중의 깃발― 전국 철도 노동자 파업, 그날의 조선“이번에도 임금을 깎는답니다”1930년대 후반,일제강점기 조선의 겨울은더욱 춥고 매서웠습니다.경성역(서울역) 뒷골목,퇴근길 철도 노동자 이영수(가명)는손을 비비며 동료와 한숨을 나눴습니다.“또 월급이 깎인대.우리더러 굶으라는 건가.”“일은 더 많아지고,일본인 관리들은 더 억세지고…이러다 우린, 정말 못 산다.”이날 저녁,전국 각지의 철도 노동자들 사이엔묵직한 소문이 퍼지고 있었습니다.일제와 조선의 철도, 그리고 노동자일본은 조선을 식민지로 삼으면서전국 주요 도시와 항만, 광산, 농촌을잇는 거대한 철도망을 구축했습니다.경성, 평양, 신의주, 부산, 군산, 원산…철길마다수천, 수만의 조선인 노동자들이레일을 깔고증기기관차를 돌리며객차, 화물,.. 2025. 7. 27.
경성 밤거리의 달콤한 금단의 맛― 미군 코카콜라 밀수, 그리고 해방공간의 초상 경성 밤거리의 달콤한 금단의 맛― 미군 코카콜라 밀수, 그리고 해방공간의 초상 “이상한 유리병, 경성 밤을 휘젓다”1946년 여름, 해방된 경성(서울).남대문시장 구석, 불빛 아래“요즘 저기서 이상한 유리병을 팔더라”누군가 수군거립니다.“외국 글씨가 적혀 있는데마셔보면 달고 시원하다더군.”“미국 군인들이 마시는 코카콜라라는 거야!”남루한 옷차림,하지만 눈빛만은 반짝이는젊은 장사꾼들이쌓여 있는 나무상자에서붉은 라벨이 붙은 코카콜라 병을은밀히 꺼내 보입니다.해방 직후 경성, 변화의 물결1945년 8월 해방 이후경성은 말 그대로모든 것이 뒤엉킨 공간이었습니다.미군정의 지휘 아래미군, 일본인, 조선인,온갖 상인과 부랑자,새 권력·옛 권력이뒤섞여 살던 시절.도시엔전쟁의 잔해와 해방의 들뜬 기운,물자 부족과 시장의.. 2025. 7. 27.
대동강 물결 위, 자유를 외치다― 평양 유람선 봉기 사건의 하루 대동강 물결 위, 자유를 외치다― 평양 유람선 봉기 사건의 하루“오늘은 그냥 구경만 하고 싶었습니다”1930년대 초, 평양 대동강.따뜻한 봄날,많은 조선인들이 유람선에 몸을 실었습니다.강 위를 가르며누군가는 노래를 부르고,누군가는 아이의 손을 잡고강변 풍경을 바라봤습니다.하지만 그날 유람선에는평범한 하루와는 전혀 다른숨은 긴장이 흐르고 있었습니다.“아무리 강이 아름다워도,우리 삶은 늘 검은 그림자 아래 있었습니다.”대동강 유람선, 조선인의 쉼터이자 감시의 공간대동강 유람선은평양 시민의 휴식처였지만일제강점기,경찰과 헌병들의 감시가늘 따라다녔습니다.일본 순사들은선상에서 조선인 승객의 신분증을 요구젊은이들은작은 모임도 쉽게 허락받지 못함아이들 노랫소리에도“만세” 구호가 섞여 들릴까두려움이 있었습니다.유람선에서.. 2025. 7. 27.
백두산 설원에 스며든 그림자― 함흥 일대 ‘밀정 암살 미스터리’의 밤 백두산 설원에 스며든 그림자― 함흥 일대 ‘밀정 암살 미스터리’의 밤 “저자는 누구 손에 죽은 것일까…”1926년 겨울,함경남도 함흥.백두산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이도시의 골목과 산마루까지 스며듭니다.어느 새벽,함흥경찰서와 일본 헌병대는급박한 보고를 받았습니다.“밀정 하나가백두산 인근에서의문의 변을 당했습니다.”현장에 남은 건눈 속에 파묻힌 시신,그리고검붉은 피와 함께사라진 정체불명의 흔적뿐.마을 사람들은숨을 죽이며“백두산 설원에서누가 그를 노렸는가”수군거렸습니다.밀정, 식민지의 어두운 그림자일제강점기,‘밀정’은항일운동가와 농민,평범한 민중까지두려움에 떨게 한 존재였습니다.조선인인 척,독립군·의병·비밀조직에 침투동향, 모임, 송금·편지,심지어 가족 관계까지모든 정보를 일본 경찰에 넘겼습니다.함흥·백두산 인근.. 2025. 7. 26.
연지곤지의 붓끝에 깃든 독립의 뜻― 평양기생조합의 비밀 독립자금 모금운동 연지곤지의 붓끝에 깃든 독립의 뜻― 평양기생조합의 비밀 독립자금 모금운동“오늘 밤 공연은, 조선의 내일을 위해”1920년대 어느 봄, 평양 대동문 밖.기생 조합장 한복진(가명)은공연 시작 전,뒤뜰의 작은 창고에서동료 기생들과 속삭였습니다.“이번에도 수입의 절반,남몰래 상자에 넣어둘 거야.혹시 들키면 우리 모두 위험해.”연지곤지, 비녀, 곱게 단장한 얼굴 뒤로기생들은 서로의 손을 꼭 쥐며“오늘 밤은,돈만 버는 자리가 아니라우리도 조국을 위해 할 일이 있다는 걸보여주자”고 다짐합니다.기생, 예술과 저항의 경계일제강점기 평양은기생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대동강변 유각(유흥·공연장),대중 연희, 춤과 노래,문인, 정치가, 상인, 청년 등이모두 모여드는 공간.기생들은노래와 춤, 시조, 판소리,그리고 연극까지다채로운.. 2025. 7. 26.